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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산 속 땅이 대박 땅으로 탈바꿈

난초9 2010. 7. 7. 15:33

기획부동산 업체 찾아가보니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기획부동산 업체를 찾아갔다. 용인 지역 임야 2만6400㎡를 660㎡씩 쪼개 파는 업체였다.

논현동 대로변에 있는 사무실은 번듯했다. 사무실 입구에서 유니폼을 차려 입은 여직원의 안내를 받고 상담실로 들어갔다. 상담실 안에는 고급 가죽 소파와 책상이 있었고 벽에는 해당 지역의 대형 지도가 걸려있었다.

부장 직함의 명함을 건네준 젊은 상담 직원은 차분하게 브리핑했다. 우선 자신들이 소개하는 땅은 지금 당장 개발 할 수 있는 곳은 아니고 4~5년 뒤를 바라 보고 투자해야 하는 곳이라고 전제했다. 이어서 해당 지역의 개발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김문수 도지사의 공약인 수도권 대심도 광역전철(GTX)이 완공되면 해당 지역에서 서울까지 10분 거리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아직 공개될 리 없는 광역전철역사 후보지도 지도에 표시해놨다. 역 주변이 최근 개발된 주택지이고, 자신들이 소개한 땅까지 차츰차츰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강조했다.

자료도 많았다. 해당 토지 주변의 등기부등본을 모두 준비해놨다. 자신들이 파는 땅 주변이 모두 중견기업 회장 명의로 돼 있다는 것을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시켰다.

 

그는 중견기업 회장이 이 땅을 산 것은 나중에 택지로 개발하기 위해서이며, 택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파는 땅을 중견기업 회장이 사야 하기 때문에 땅값이 뛸 가능성이 크다는 요지로 설명했다.

7년 영업했다더니 알고 보니 3개월 전 신장개업

아울러 부동산정보제공업체에 매물로 나와 있는 인근 지역 토지 정보도 보여줬다. 매물 정보에는 주변땅의 매도호가가 3.3㎡당 200만원 이상으로 나와 있다. 자신들이 싸게 토지를 확보해 3.3㎡당 70만원이라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소개하는 땅의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자 그는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본부장이라는 또 다른 직원과 함께 들어왔다. 본부장 명함을 건넨 또 다른 직원은 “언론에 기획부동산에 대해 부정적인 면만 소개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처럼 한 자리에서 7년 동안 영업을 하는 곳은 믿어도 된다”라는 말을 먼저 했다.

 

그는 “우리 회사 고객 중에는 변호사, 교수 등 사회 저명인사도 많은데 이전 프로젝트에서 돈을 많이 벌어 이번에도 땅을 많이 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대형 위성사진으로 된 사진자료를 보여줬다. 선명한 사진에는 주변 개발 현황 자세히 나와 있었다. 그러나 해당 토지를 직접 찍은 사진은 없었다.

토지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투자 권유에 응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잠깐 들 만큼 그들의 준비자료와 설명은 치밀하고 철저했다.

그러나 기획부동산 사무실을 나와 기획부동산 업체가 설명한 내용을 따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심이 가는 부분이 여럿 나왔다.

우선 기획부동산 영업장이 있는 빌딩의 관리업체에 문의한 결과 그 기획부동산은 3개월 전에 업소명을 바꾸고 리모델링을 한 후 다시 개업한 업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획부동산 업체는 해당 사무실에서 7년동안 영업을 했다고 했는데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 것이다.

또 기획부동산 업체가 쪼개 팔고 있는 땅의 주소를 구글어스 위성 지도 서비스를 통해 본 결과 경사지가 급하고, 해당 땅에 접근할 도로가 없는 ‘깊은 산’이었다.

기획부동산 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는 김모(45)씨는 “요즘에는 기획부동산도 진화해 객관적인 듯한 자료를 많이 제시하며 투자자를 설득하는데 토지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다면 기획부동산이 소개하는 땅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출처 : 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이형진(BuMiMo)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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