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더운 여름 시원한 시냇물에 담궈뒀다 꺼내먹는 수박. 아삭이는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여름의 아이콘이 되다시피 한 채소다. 물이 많아 수과(水瓜), 찬 기운을 가지고 있어 한과(寒瓜)라고도 불리는 수박은 예술작품의 훌륭한 재료가 되기도 한다.
초록 껍질과 붉은 속살, 흰색과 검은색 등 극명한 대조색이 오히려 조화를 이루고 있을 뿐더러 크고 둥근 형태가 칼질에 따라 얼마든지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체코에선 '멜로노비 페스티벌(Melounovy Festival)'이라는 수박조각 축제가 열린다. 세계 각국의 조각가들이 모여 에펠탑, 피사의 사탑같은 건축물과 태권도, 마라톤 등 운동경기를 둥근 수박위에 그려낸다.
조각가 이토 타카시는 2001년부터 수박을 소재로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사이클링, 야구, 레슬링 등 역동적인 스포츠 경기 장면이나 빈센트 반고흐 초상화를 수박으로 조각했다. 그의 작품에서 초록 껍질과 흰 속살은 주요 테마를 표현하고, 붉은 속살은 뒷배경 역할을 맡아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수박 조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바로 태국이다. 태국은 14세기부터 과일 조각을 시작했으며 이를 가르치는 전문 학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음력 12월 보름달이 뜰때 열리는 전통축제 '로이 크라쏭' 때 수박이나 과일을 사용한 조각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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